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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4개로 짚어 보는 내 피부 타입과 아침·저녁 루틴

작성 하용헌 원장 (Dr. Jay) · 원장, 레픽의원

안녕하세요, 레픽의원 하용헌 원장입니다.

내 피부 타입,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으세요? 진료실에서 제가 가장 많이 듣는 답은 "수부지 같아요"입니다. 그런데 측정 결과를 같이 보면 스스로 생각한 타입과 다르게 나오는 경우가 적지 않아요.

피부 타입을 잘못 알고 있으면 화장품도, 시술도 엇나가기 쉽습니다. "건조하니까 무조건 리쥬란"이 아니라, 지금 어떤 고민이 있고 피부가 어떤 성향인지부터 알아야 계획이 서요. 오늘은 집에서 스스로 짚어 볼 수 있는 방법을 알려 드릴게요.

피부를 네 개의 축으로 나눠 보기

미국의 레슬리 바우만 박사가 제안한 분류가 있어요. 피부를 네 가지 축으로 나눠 조합해서 보는 방식인데, 성격 유형 검사와 닮았다고 해서 흔히 "피부 MBTI"라고 부릅니다.

축한쪽반대쪽
유분지성(O): 피지가 많고 번들거림건성(D): 피지와 수분이 적고 당김
민감도민감성(S): 쉽게 붉어지고 트러블저항성(R): 웬만한 제품에 무던함
색소색소성(P): 기미·잡티·자국이 잘 남음비색소성(N): 색소가 잘 안 생김
주름·탄력주름형(W): 잔주름과 처짐 경향탄력형(T): 아직 탄탄함

이론상 16가지 조합이 나오지만 전부 외우실 필요는 없어요. 네 축에서 각각 어느 쪽에 가까운지만 알아도 루틴의 방향이 잡힙니다.

질문 네 개로 스스로 짚어 보기

정답은 없어요. 최근 한두 달을 떠올리며 편하게 답해 보세요.

  1. 유분: 아침에 세안하고 아무것도 바르지 않은 채 두세 시간이 지났어요. 이마와 코, 볼이 번들거린다면 지성 쪽, 얼굴 전체가 당기고 각질이 보인다면 건성 쪽입니다. 코만 번들거리고 볼은 당긴다면 그 중간이에요.
  2. 민감도: 새 화장품을 썼다가 붉어지거나 따갑거나 트러블이 난 적이 여러 번 있나요? 계절이 바뀔 때마다 얼굴이 뒤집어진다면 민감성 쪽입니다.
  3. 색소: 여드름이 지나간 자리에 갈색 자국이 몇 달씩 남거나, 여름을 보내고 나면 기미와 주근깨가 늘어나나요? 그렇다면 색소성 쪽이에요.
  4. 주름·탄력: 웃지 않아도 눈가나 이마에 주름이 남아 있거나, 베개 자국이 아침 내내 가나요? 햇볕 아래에서 오래 지내 왔거나 흡연을 했다면 이 축이 앞당겨지기도 합니다.

그럼 수부지는 어디 있냐고요? 바우만 분류에는 따로 없어요. 유분은 지성 쪽인데 장벽이 약해 속당김이 있는 상태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지성 루틴에 수분과 장벽 관리를 더해 주면 됩니다.

답을 모아 보면 "지성·민감·색소·탄력"처럼 네 단어가 나옵니다. 이건 진단명이 아니에요. 내 피부의 성향을 적어 둔 메모 정도로 생각하시면 됩니다. 어느 쪽인지 애매한 축이 있다면 억지로 고르지 말고 "중간"으로 두세요. 그 축은 루틴에서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기도 하니까요.

대표 조합별 아침·저녁 루틴

진료실에서 자주 만나는 조합 다섯 가지를 골랐어요. 내 답과 가장 비슷한 줄을 찾아보세요.

조합아침저녁
건성·민감미지근한 물 세안, 세라마이드 크림, 무기자차 선크림약산성 클렌저, 수분 세럼, 장벽 크림. 각질 제거는 쉬기
지성·저항젤 클렌저, 가벼운 로션, 산뜻한 선크림꼼꼼한 세안, 나이아신아마이드 세럼, 젤 크림. 주 1~2회 살리실산
지성·민감·색소순한 세안, 진정 토너, 논코메도제닉 선크림순한 세안, 병풀 진정 세럼, 가벼운 보습. 산 성분은 아주 천천히
건성·색소·주름비타민C 세럼, 보습 크림, SPF50 선크림수분 세럼, 레티놀(격일·소량), 리치한 크림
수부지물 세안 또는 약산성 세안, 히알루론산, 젤 크림, 선크림약산성 세안, 수분 세럼, 가벼운 장벽 크림

표를 보면 공통점이 하나 보이시죠? 아침의 마지막은 언제나 선크림입니다. 타입이 무엇이든 이 자리는 바뀌지 않아요.

조합마다 조금 더 짚어 볼게요. 건성·민감 피부는 무언가를 더하기보다 덜어내는 게 먼저예요. 세안 횟수와 각질 제거를 줄이고, 장벽 크림 하나를 꾸준히 쓰는 것만으로도 편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지성·민감·색소 조합은 손이 가장 많이 가요. 트러블이 생기면 염증이 생기고, 염증이 지나간 자리에 갈색 자국이 남기 쉬운 피부라서, 트러블을 짜거나 자극하지 않는 것 자체가 색소 관리가 됩니다. 건성·색소·주름 조합은 30~40대에 흔한데, 레티놀을 욕심내서 매일 쓰다가 오히려 건조함과 붉은기로 고생하는 분이 많아요. 격일로, 소량으로, 보습 크림과 함께 시작하세요.

TIP 새 성분은 한 번에 하나씩 넣으세요. 레티놀, 비타민C, 산 성분을 같은 주에 동시에 시작하면 어느 것 때문에 피부가 예민해졌는지 알 수가 없어요. 2주쯤 지켜보고 괜찮을 때 다음 것을 더하면 됩니다.

색소성과 주름형이라면 꼭 덧붙일 것

네 축 가운데 생활 습관이 가장 크게 영향을 주는 건 색소와 주름이에요. 둘 다 자외선이 앞당깁니다. 선크림은 흐린 날에도, 겨울에도 바르세요. 이 한 가지가 어떤 세럼보다 오래갑니다.

이미 자리 잡은 기미나 잡티는 바르는 것만으로는 옅어지는 속도가 느려요. 색소가 어느 깊이에 있는지에 따라 클라리티 토닝이나 헬리오스 같은 레이저를 고르게 되는데, 그 차이는 레이저 토닝과 기미 이야기에 정리해 두었어요. 지성이면서 모공과 피지가 고민이라면 스킨보톡스 이야기도 참고해 보세요. 전체 가격은 가격표에 공개해 두었습니다.

계절이 바뀌면 루틴도 바꿔 주세요

피부 타입은 고정된 값이 아니에요. 여름엔 지성처럼 번들거리던 피부가 찬바람이 불면 당기기 시작하는 건 아주 흔한 일입니다. 그래서 저는 계절이 바뀔 때마다 질문 네 개를 다시 해 보시라고 권해요. 여름엔 젤과 로션 위주로 가볍게, 겨울엔 같은 피부라도 장벽 크림을 한 단계 더하는 식으로요. 제품을 통째로 바꾸기보다 크림 하나, 세안제 하나를 바꾸는 정도면 충분합니다.

자가 체크는 출발점입니다

여기까지 해 보셨다면 대략적인 방향은 잡히셨을 거예요. 그런데 한계도 분명합니다.

느낌으로 하는 체크는 그날 컨디션에 따라 달라져요. 생리 주기, 계절, 새로 바꾼 화장품 하나에도 답이 바뀝니다. 나이와 환경에 따라 피부 타입 자체가 변하기도 하고요. 레픽에서는 마크뷰와 메타뷰로 수분량, 피지량, 모공 크기와 개수, 멜라닌 색소, 미세 주름을 수치로 측정합니다. 스스로 수부지라고 생각했는데 측정해 보면 건성에 더 가까운 경우가 꽤 있어요. 거울로는 안 보이던 것이 숫자로는 보이거든요.

측정 결과가 나오면 루틴뿐 아니라 시술 순서도 달라집니다. 색소가 얕은 쪽인지 깊은 쪽인지, 모공이 피지 때문에 넓어진 건지 탄력이 떨어져서 그런 건지에 따라 같은 고민이라도 접근이 완전히 달라져요.

상담 때 이렇게 말해 보세요 "집에서 체크해 보니 지성·민감 쪽 같아요. 측정해 보고 지금 루틴이 맞는지 확인하고 싶어요."

주의사항 레티놀, 비타민C, 살리실산 같은 기능성 성분은 처음에 붉어짐, 따가움, 각질 일어남이 생길 수 있어요. 증상이 심하거나 오래가면 사용을 멈추고 진료를 받아 보세요. 임신 중이거나 임신을 계획 중이라면 레티놀 계열은 피하시고, 처방이 필요한 레티노이드 연고는 진료 후에 쓰셔야 합니다. 레이저 토닝 같은 시술 후에는 붉어짐, 열감, 일시적인 색소 변화가 생길 수 있고 결과에는 개인차가 있습니다. 시술은 의료진의 진료와 상담을 거쳐 결정해 주세요.

내 피부에 맞는 순서가 궁금하시면, 루틴을 바꾸기 전에 진단부터 받아 보세요.

자주 묻는 질문

피부 타입은 한 번 정해지면 평생 그대로인가요?

아닙니다. 나이, 계절, 호르몬 변화, 생활 환경에 따라 유분이나 민감도가 달라질 수 있어요. 여름엔 지성 쪽이었다가 겨울엔 건조함을 느끼는 분도 많습니다. 계절이 바뀔 때마다 한 번씩 다시 점검해 보시는 걸 권해요.

수부지 피부는 어떤 루틴이 맞나요?

수부지는 유분은 많은데 장벽이 약해 속당김이 있는 상태에 가깝습니다. 강한 클렌징과 매일 닦토를 줄이고, 히알루론산이나 판테놀 같은 수분 성분 위에 가벼운 젤이나 로션 제형으로 장벽을 채워 주는 방식이 기본이에요.

자가 체크 결과와 측정 결과가 다르면 어느 쪽을 믿어야 하나요?

측정 결과를 기준으로 삼되, 평소 느끼는 불편함도 함께 봅니다. 자가 체크는 그날 컨디션의 영향을 많이 받고, 측정은 수분과 피지, 색소를 수치로 보여 주기 때문이에요. 두 가지를 같이 놓고 상담하면 루틴과 시술 순서를 더 정확하게 정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