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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럭스토어·약국 가기 전에, 피부 타입별 라벨 읽는 법

작성 하용헌 원장 (Dr. Jay) · 원장, 레픽의원

안녕하세요, 레픽의원 하용헌 원장입니다.

"원장님, 올리브영 가면 뭐 사요?" 진료가 끝날 무렵 정말 자주 받는 질문이에요. 매장에 들어서면 선반 하나에 비슷한 크림이 수십 개씩 놓여 있으니, 막막한 게 당연합니다.

오늘은 제품 이름을 하나도 말씀드리지 않을 거예요. 대신 어느 드럭스토어, 어느 약국에 가도 쓸 수 있는 방법을 드리려고 합니다. 라벨 뒷면을 읽는 법이요. 이것만 익혀 두면 유행하는 제품이 바뀌어도 흔들리지 않아요.

장바구니보다 먼저, 내 피부 타입

상담 때 피부 타입을 여쭤보면 정말 많은 분이 "수부지요"라고 답하세요. 그런데 마크뷰로 수분과 유분을 재 보면 그렇지 않은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원래 건성인데 무거운 크림 때문에 번들거렸거나, 지성인데 세안을 너무 세게 해서 당겼던 거죠.

간단히 확인해 볼까요? 세안 후 아무것도 바르지 않고 두세 시간이 지났을 때를 떠올려 보세요.

  • 건성: 얼굴 전체가 당기고, 볼이나 입가에 각질이 하얗게 일어나요.
  • 지성: 이마와 코, 볼까지 번들거리고, 모공이 눈에 띕니다.
  • 수부지(수분 부족형 지성): 겉은 번들거리는데 속은 당기고, 화장이 쉽게 들떠요.
  • 민감성: 유분과 상관없이 새 제품만 쓰면 붉어지거나 따끔거려요.

민감성은 따로 노는 축이에요. 건성이면서 민감할 수도, 지성이면서 민감할 수도 있습니다. 아래 표에서 내 유분 타입과 민감성 줄을 함께 보시면 됩니다.

라벨 뒷면, 이렇게 읽으세요

전성분은 많이 들어간 순서대로 적혀 있어요. 맨 앞 대여섯 개가 그 제품의 성격을 결정한다고 보시면 됩니다. 아주 적게 든 성분은 순서가 자유롭게 적히기도 해서, 뒤쪽에 있는 유명 성분은 "조금 들어 있구나" 정도로 읽으세요.

피부 타입라벨에서 찾을 단어조심할 것
건성세라마이드, 판테놀, 스쿠알란, 글리세린, 시어버터앞쪽에 있는 에탄올(알코올), 스크럽
지성논코메도제닉, 나이아신아마이드, 살리실산(BHA), 오일프리무거운 오일·버터류, 지나친 세정
수부지히알루론산, 글리세린, 판테놀, 젤·로션 제형강한 클렌징, 매일 닦토
민감성약산성, 무향(향료 무첨가), 병풀·마데카소사이드, 알란토인향료, 에센셜오일, 고농도 산 성분

TIP 라벨에서 이 단어를 먼저 찾으세요. 여드름이 잘 난다면 "논코메도제닉", 쉽게 붉어진다면 "약산성"과 "무향", 겨울마다 당긴다면 "세라마이드". 이 세 가지만 기억해도 고르는 시간이 확 줄어요.

기초 화장품: 클렌저부터 크림까지

클렌저와 토너는 덜 닦는 쪽이 낫습니다

세정력은 대체로 클렌징 밤과 오일이 강하고, 젤 쪽으로 갈수록 순해집니다. 폼은 제품마다 차이가 커서, 세정 성분이 강한 것은 오히려 건조함을 부르기도 해요. 건성이나 민감성이라면 "약산성" 표기를 확인하세요. 세안 직후 얼굴이 뽀득거린다면 너무 세게 씻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화장솜에 토너를 묻혀 닦아내는 닦토, 매일 하시나요? 각질 정리엔 도움이 되지만 매일 하면 마찰 자극이 쌓여요. 홍조가 있거나 민감하다면 주 1회 정도로 줄이고, 평소엔 손바닥으로 가볍게 눌러 흡수시키는 쪽을 권합니다. 각질이 신경 쓰인다면 닦토 대신 주 1~2회 순한 각질 관리로 바꿔 보세요. 지성이라면 살리실산(BHA), 건성이나 민감성이라면 상대적으로 순한 PHA 표기를 찾으시면 됩니다.

세럼과 크림은 제형이 절반입니다

같은 히알루론산 세럼이라도 물처럼 묽은 것과 쫀쫀한 것은 피부에서 전혀 다르게 느껴져요. 건성이라면 수분 세럼 위에 세라마이드가 든 크림으로 덮어 주는 두 단계가 기본입니다. 지성과 수부지라면 젤이나 로션 제형으로 가볍게 마무리하세요. 오일이나 시어버터가 앞쪽에 적힌 크림은 먼저 테스트해 보는 게 안전합니다. 모공을 막아 좁쌀이 올라오는 경우가 있거든요.

로션과 크림은 결국 점도 차이예요. "지성은 로션, 건성은 크림"으로 딱 나누기보다 계절과 사용감에 맞춰 바꿔 쓰셔도 됩니다. 레티놀처럼 자극이 있을 수 있는 성분은 한 번에 하나씩, 저녁에 소량으로 시작하세요. 처방이 필요한 레티노이드 연고는 진료 후에 쓰시는 게 안전합니다.

"기능성 화장품" 표시도 한 번 보세요. 미백, 주름 개선, 자외선 차단처럼 식약처에 기능을 인정받은 성분과 함량이 들어 있다는 뜻이에요. 다만 기능성이라고 해서 내 피부에 꼭 맞는다는 의미는 아니니, 타입별 표와 함께 보시면 됩니다.

선크림: 숫자보다 다시 바르기

SPF는 피부를 붉게 태우는 자외선 B를, PA는 피부 깊이 들어가 노화를 앞당기는 자외선 A를 막는 정도를 뜻해요. 출퇴근과 실내 생활이 대부분이라면 SPF30 안팎에 PA++ 이상, 야외 활동이 길다면 SPF50에 PA+++ 이상을 고르시면 됩니다.

차단 방식라벨에서 보이는 성분이런 분께
무기자차징크옥사이드, 티타늄디옥사이드민감성, 시술 직후 피부(백탁이 있는 편)
유기자차에칠헥실메톡시신나메이트 같은 화학적 필터백탁이 싫고 발림성이 중요한 분
혼합자차두 종류가 함께둘의 장점을 절충하고 싶은 분

건성은 무기자차, 지성은 유기자차라고들 하지만 꼭 그렇진 않아요. 타입보다 내 피부에 트러블이 나는지, 화장이 밀리지 않는지가 더 믿을 만한 기준입니다.

그리고 양. 얼굴 전체에 손가락 두 마디 정도는 발라야 표기된 지수에 가까워집니다. 두세 시간마다 덧바르기 어렵다면 점심 무렵 한 번만이라도 덧발라 주세요. 선스틱이나 쿠션으로 덧바르는 것도 방법이에요.

마스크팩: 매일보다 필요할 때

시트 마스크는 오래 붙일수록 좋을 것 같지만 반대예요. 시트가 마르기 시작하면 피부의 수분까지 같이 날아갑니다. 15~20분, 시트에 촉촉함이 남아 있을 때 떼어 내고, 남은 에센스를 두드려 흡수시킨 뒤 크림으로 덮어 주세요.

매일 한 장씩 붙이는 분도 계신데, 향료나 보존 성분에 예민한 피부라면 오히려 민감해질 수 있어요. 처음 쓰는 마스크는 한 장으로 반응부터 보시고, 평소엔 주 2~3회면 충분합니다. 시트가 잘 붙지 않는다면 콧등과 인중, 턱, 광대 쪽에 가위집을 살짝 내 보세요. 들뜨는 곳 없이 훨씬 잘 밀착됩니다.

상담 때 이렇게 말해 보세요 "지금 쓰는 기초 제품 전성분 사진이에요. 제 피부 측정 결과랑 안 맞는 게 있는지 봐 주세요."

화장품으로 부족할 때

잘 고른 화장품은 피부를 편하게 해 줍니다. 하지만 늘어난 모공, 계속되는 피지, 자리 잡은 색소까지 바꾸기엔 한계가 있어요. 피지와 모공이 고민이라면 스킨보톡스 이야기를 참고해 보세요. 각질과 피지가 같이 쌓인다면 아쿠아필이나 물톡스(PHA필링) 같은 관리를 진료 때 함께 상의해 볼 수 있습니다. 무엇이 맞는지는 측정 결과를 보고 정해요. 전체 가격은 가격표에 공개해 두었습니다.

주의사항 새 화장품은 귀 뒤나 턱 옆에 소량 발라 2~3일 반응을 본 뒤 얼굴 전체에 쓰세요. 붉어짐, 가려움, 따가움, 좁쌀 여드름이 생기면 바로 중단하시고, 증상이 며칠 넘게 이어지면 진료를 받아 보세요. 각질 제거 성분과 레티놀을 한꺼번에 겹쳐 쓰면 장벽이 상해 건조함과 붉은기가 심해질 수 있습니다. 아쿠아필, 물톡스 같은 관리 후에도 일시적인 붉어짐이나 당김이 있을 수 있고 반응에는 개인차가 있으니, 시술은 의료진 상담 후 결정해 주세요.

내 피부가 정말 수부지인지 궁금하시다면, 장바구니를 채우기 전에 진단부터 받아 보세요.

자주 묻는 질문

무기자차와 유기자차 중 어느 쪽이 더 좋나요?

우열이 있는 건 아닙니다. 무기자차는 징크옥사이드나 티타늄디옥사이드로 자외선을 반사하는 방식이라 민감한 피부나 시술 직후에 많이 쓰고, 유기자차는 백탁이 적고 발림성이 좋은 편이에요. 내 피부에 트러블이 나지 않고 매일 충분한 양을 바를 수 있는 쪽이 맞는 선크림입니다.

논코메도제닉이라고 적혀 있으면 여드름이 안 나나요?

모공을 막을 가능성을 낮추도록 만들었다는 뜻이지, 여드름이 절대 생기지 않는다는 뜻은 아닙니다. 피부마다 반응이 다르니 처음 쓰는 제품은 좁은 부위에 며칠 써 보고 좁쌀이 올라오지 않는지 확인해 주세요.

마스크팩은 매일 해도 괜찮나요?

피부가 편하다면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있지만, 향료나 보존 성분에 예민한 피부는 매일 쓰면 오히려 민감해질 수 있습니다. 평소엔 주 2~3회, 15~20분 정도 붙였다가 시트가 촉촉할 때 떼고 크림으로 마무리하는 방법을 권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