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케어

피부 영양제, 고민별로 고르는 법과 솔직한 한계

작성 하용헌 원장 (Dr. Jay) · 원장, 레픽의원

안녕하세요, 레픽의원 하용헌 원장입니다.

제가 진료실에서 자주 듣는 질문이 있어요. "원장님은 영양제 뭐 드세요?" 시술 이야기를 한참 하다가도 마지막엔 꼭 이 질문이 나옵니다. 먹는 것으로도 피부를 챙기고 싶은 마음이 그만큼 크다는 뜻이겠죠.

그래서 오늘은 고민별로 먼저 살펴볼 만한 성분을 정리해 보려고 해요. 단, 제품 이름은 하나도 쓰지 않습니다. 브랜드보다 성분과 함량, 제형을 보는 눈이 생기면 어느 매장에 가도 스스로 고를 수 있거든요.

시작하기 전에, 솔직한 이야기부터

영양제는 보조예요. 이걸 먼저 말씀드려야 제 마음이 편합니다.

피부는 나이가 들면서 콜라겐과 엘라스틴을 만드는 속도가 느려지고, 분해는 빨라져요. 콜라겐은 20대 중반부터 조금씩 줄어든다고 알려져 있고, 피부를 원래대로 되돌리는 탄성을 맡은 엘라스틴은 성인이 되면 새로 거의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아침에 일어났을 때 베개 자국이 예전보다 오래 남는 이유가 여기에 있어요.

영양제는 이 재료를 채우고 몸 안의 산화 스트레스를 줄이는 쪽에서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미 깊어진 주름을 펴거나 늘어진 모공을 되돌리는 힘은 약해요. 처방약이 아니니까요. 바르는 보습제와 자외선 차단제, 필요하면 시술을 기본으로 두고, 영양제는 그 위에 얹는 것이라고 생각해 주세요. 바르는 것과 시술을 대신하지는 못합니다.

모든 피부에 공통으로 챙겨 볼 세 가지

저분자 콜라겐(콜라겐 펩타이드)

먹은 콜라겐이 그대로 피부 콜라겐이 되는 건 아닙니다. 몸에서 잘게 분해된 뒤 일부 펩타이드 조각이 피부까지 가서, 콜라겐을 만드는 세포를 자극할 수 있다는 연구들이 있어요. 그래서 분자 크기가 작은 쪽이 유리합니다. 라벨에 "저분자", "콜라겐 펩타이드", "트리펩타이드" 같은 표기가 있는지 보세요. 생선에서 얻은 피쉬 콜라겐이 흔한데, 생선 알레르기가 있다면 피하셔야 합니다.

비타민C

콜라겐을 만들 때 꼭 필요한 보조 인자이고, 항산화 작용으로 잘 알려져 있죠. 멜라닌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억제하는 데도 관여해서 칙칙함이 고민인 분들이 많이 찾습니다. 속쓰림이 잘 생긴다면 위에 부담이 덜한 버퍼드 형태나 에스터 형태를 고르고, 식후에 드시는 걸 권해요. 고용량을 오래 드시면 위장 장애가 생길 수 있고, 신장 결석을 앓은 적이 있다면 먼저 상담이 필요합니다.

글루타치온

우리 몸이 스스로 만드는 항산화 물질이에요. 피부 톤 때문에 많이 드시는데, 먹는 글루타치온의 미백 근거는 아직 연구마다 결과가 엇갈립니다. 그래서 저는 "환해진다"보다는 "항산화를 거드는 정도로 기대해 보자"고 말씀드려요. 흡수를 높였다는 리포좀 제형, 환원형(L-글루타치온) 표기를 참고하시면 됩니다.

고민별로 먼저 볼 성분

여기서부터는 고민에 따라 갈립니다. 지금 가장 신경 쓰이는 게 뭔가요? 하나만 골라서 표를 보세요.

고민먼저 볼 성분함께 챙길 것
건조·당김오메가3(EPA·DHA), 감마리놀렌산, 비타민E세라마이드 보습제, 미지근한 물 세안
여드름·피지아연, 비타민A(베타카로틴 포함)논코메도제닉 기초, 필요하면 진료
칙칙함·색소비타민C, 글루타치온매일 자외선 차단, 색소 진단
탄력·잔주름저분자 콜라겐, 비타민C자외선 차단, 탄력 시술 상담

건조하고 예민하다면: 오메가3와 감마리놀렌산

오메가3는 몸이 스스로 만들지 못하는 필수 지방산이에요. 피부 장벽의 지질 구성에 관여해서 수분이 빠져나가는 걸 줄이고, 염증을 가라앉히는 쪽으로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고를 때는 EPA와 DHA를 합친 함량, 흡수가 좋은 rTG형인지, 중금속 검사를 거쳤다는 인증이 있는지를 확인해 보세요. 달맞이꽃 종자유로 잘 알려진 감마리놀렌산도 장벽과 보습 쪽으로 함께 쓰입니다. 비타민E를 곁들이면 이 지방산들이 산화되는 걸 막는 데 보탬이 돼요.

트러블과 피지가 고민이라면: 아연과 비타민A

아연은 염증과 피지 조절, 상처 회복에 관여하는 미네랄이에요. 흡수가 잘되는 편인 피콜린산 아연, 구연산 아연 표기를 참고하시면 됩니다. 다만 공복에 드시면 속이 메스꺼울 수 있어요.

비타민A는 각질 세포가 새로 바뀌는 주기와 피지 분비에 관여합니다. 그런데 몸에 쌓이는 지용성 비타민이라, 많이 먹는다고 더 좋아지지 않아요. 오히려 과하면 간에 부담을 주고, 임신 중에는 태아에게 해로울 수 있습니다. 식물성인 베타카로틴 형태가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은 편이에요.

칙칙함과 색소가 고민이라면

비타민C와 글루타치온을 함께 드시는 분이 많습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색소 고민에서 먹는 것이 차지하는 몫은 작아요. 기미나 잡티는 자외선 차단을 매일 하느냐가 훨씬 크게 좌우합니다. 이미 자리 잡은 색소라면 어떤 종류인지 진단부터 받아 보시는 게 순서예요. 레이저 토닝이 어떻게 작용하는지는 레이저 토닝과 기미 이야기에 따로 정리해 두었습니다.

탄력이 고민이라면

콜라겐 펩타이드와 비타민C를 묶어서 드시는 게 기본이에요. 몇 주 만에 눈에 띄는 변화보다는, 몇 달 꾸준히 드시면서 피부 촉촉함이나 결이 조금 나아지는 걸 기대해 보는 정도입니다. 처짐이 이미 눈에 보인다면 먹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분명해요. 진피층까지 열이나 자극을 전달하는 시술을 함께 고민해 볼 시점입니다.

TIP 라벨 뒷면의 "1일 섭취량"과 "원료 함량"을 같이 보세요. 한 알에 든 양이 아니라 하루에 몇 알을 먹어야 그 함량이 되는지가 적혀 있어요. 여러 제품을 동시에 드신다면 성분표를 나란히 놓고 겹치는 성분이 없는지 한 번 더 확인해 주세요.

먹기 전에 꼭 확인할 다섯 가지

오늘 글에서 제일 공들인 부분이에요. 꼭 읽어 주세요.

  • 복용 중인 약이 있다면 먼저 담당 의사나 약사에게 물어보세요. 오메가3나 비타민E는 혈액을 묽게 하는 약과 겹치면 출혈 경향이 커질 수 있습니다.
  • 여드름 때문에 레티노이드 계열 처방약을 드시는 중이라면 비타민A 영양제는 따로 드시지 마세요. 같은 계열이라 부담이 겹칩니다.
  • 임신 중이거나 임신 계획이 있거나 수유 중이라면 비타민A 고용량은 피하시고, 다른 영양제도 산부인과와 먼저 상의해 주세요. 글루타치온처럼 임신·수유 중 안전성 자료가 충분하지 않은 성분도 있습니다.
  • 과량 복용은 득보다 실이 커요. 비타민A·비타민E 같은 지용성 성분과 아연은 하루 상한 섭취량이 정해져 있습니다. 종합비타민에 이미 들어 있는 경우가 많으니 합산해서 보세요.
  • 주사 시술을 앞두고 있다면 오메가3 같은 성분을 드시는지 상담 때 말씀해 주세요. 멍이 잘 드는 체질이라면 복용 일정을 미리 조정하기도 합니다. 임의로 끊기보다는 먼저 물어봐 주세요.

상담 때 이렇게 말해 보세요 "지금 먹고 있는 영양제 사진 찍어 왔어요. 시술 전에 쉬어야 하거나 겹치는 게 있는지 봐 주세요."

이 한마디면 진료가 훨씬 정확해집니다.

먹는 것으로 부족할 때

몇 달 꾸준히 챙겼는데도 피부가 크게 달라지지 않았나요? 영양제가 잘못된 게 아닐 수도 있어요. 애초에 영양제가 닿을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선 고민일 가능성이 큽니다. 늘어난 모공, 깊어진 주름, 자리 잡은 색소는 진피층이나 색소 자체를 직접 다뤄야 변화를 기대해 볼 수 있거든요.

레픽에서는 마크뷰·메타뷰로 수분, 유분, 색소, 모공 상태를 먼저 측정한 뒤에 순서를 정합니다. 피부 속 촉촉함과 결이 고민이라면 스킨부스터 종류 정리도 참고해 보세요. 전체 가격은 가격표에 공개해 두었습니다.

주의사항 영양제는 질병을 치료하는 약이 아니며, 같은 성분이라도 체질과 식습관에 따라 체감이 크게 다릅니다. 복용 후 속쓰림, 메스꺼움, 설사, 두드러기나 가려움 같은 반응이 생기면 중단하고 의료진과 상의해 주세요. 피부 시술은 종류에 따라 붉어짐, 붓기, 멍, 일시적인 건조함이 생길 수 있고 결과에는 개인차가 있습니다. 시술 여부와 방법은 반드시 의료진의 진료와 상담 후 결정해 주세요.

내 피부에 무엇이 부족한지 궁금하시면, 영양제를 하나 더 사기 전에 진단부터 받아 보세요.

자주 묻는 질문

피부 영양제는 언제 먹는 게 좋나요?

오메가3, 비타민A, 비타민E 같은 지용성 성분은 식사 중이나 식후에 드시면 흡수에 유리합니다. 비타민C와 아연은 공복에 속이 불편할 수 있어 식후를 권해요. 제품 라벨의 1일 섭취량을 넘기지 않는 것이 기본입니다.

영양제만 먹어도 기미가 옅어질까요?

기대치를 낮게 잡으시는 게 좋습니다. 비타민C나 글루타치온이 색소 관리에 보탬이 될 수는 있지만, 기미와 잡티는 매일 자외선 차단을 하느냐가 훨씬 크게 좌우합니다. 이미 자리 잡은 색소는 종류를 먼저 진단받고 관리 방법을 정하는 게 순서예요.

시술 전에 쉬어야 하는 영양제가 있나요?

주사 시술을 앞두고 있다면 오메가3, 비타민E처럼 멍과 관련될 수 있는 성분을 드시는지 상담 때 꼭 말씀해 주세요. 복용 중인 처방약과 함께 확인한 뒤 일정을 조정하기도 합니다. 임의로 끊지 마시고 먼저 의료진과 상의해 주세요.